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Can't Fear Your Own World (문단 편집) ==# 2권 #== > '''그러니까 너는 꼭 석관에 있어야 하는거야.''' > '''전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힘이 아니다.''' > '''싸움을 두려워하는 마음이야.''' > '''싸움을 두려워해야 비로소 똑같이 싸움을 두려워하는 자들을 위해 검을 쥐고 싸울 수 있는거다.''' > '''자신이 쥐고 있는 검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자라면 검을 잡을 자격이 없다.''' ー전 9번대 대장 [[토센 카나메]]의 발언 中 '''『[[영왕]]』'''이란 무엇인가. 위대한 존재의 손에 의해 [[소울 소사이어티]]가 창조되기 전, 세계는 어떤 모양이었을까. 그건 [[소울 소사이어티]]에 사는 주민들 대부분이 한 번 쯤은 머릿속에 떠올려 보는 의문이다. [[영왕]]이라는 단어 자체를 모르는 [[루콘가]] 주민들조차 이 [[소울 소사이어티]]라는 세계를 다스리는 건 어떤 존재일까 의식하는 사람은 많다. 겨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을 지 모르겠지만 그런 예외를 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세와 소울 소사이어티를 다스리는 위대한 존재』'''에 대해 떠올린 적은 있을 것이다. 현세에서 루콘가로 건너온 사람들은 '''『저승은 정말 존재하는구나』'''하고 놀라면서 '''『신』'''이라고 칭하는 [[사신(블리치)|사신]]들을 통치하는 존재에 흥미를 갖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물론이고 '''『[[사신(블리치)|사신]]』'''이라 불리는 자들 조차 '''『[[영왕]]』'''의 모습을 알고 있는 자는 거의 없었으니. 실제로 막연하게나마 '''『세계의 상징』''', '''『절대적인 존재』'''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그건 귀족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과거 어느 귀족 소년이 아버지에게 '''『[[영왕]]이란 어떠한 존재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소년을 내려다 보면서 대답했다. '''그는 바로 세계의 쐐기이자 모든 혼백의 흐름을 주관하는 기초 그 자체이다. 그 존재가 사라진다면, 소울 소사이어티, 현세, 웨코문드 이 삼계가 즉시 붕괴할 것이다'''. '''『그렇다면, 쐐기가 박히기 전에는 어떤 세계가 있었는가?』'''라고 물어본 소년은 아버지에게 '''[[영왕]]이 태어나기 이전의 역사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고 크게 질책받았다. 생각하는 것마저 허락되지 않는다며 파랗게 질린 얼굴로 소년의 아버지는 되뇌었다. '''[[영왕]]을 절대적인 정점으로 여기며 그 존재가 세상에 계속해서 존재하는 것에 감사하고 존경하면서 받들어 모시는 것이 지혜와 언어와 힘을 가진 존재, 즉 『[[사신(블리치)|사신]]』의 의무다''' 소년은 대답을 납득한 척 했다. 어릴 때부터 생긴 본능이 어른들이 하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5대 귀족 중에서도 가장 강한 권력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츠나야시로 가문의 일족. 그 구성원인 소년은 본인의 일족을 깔보고 있었다. 허식에 범벅된 영화에 젖은 채, 안주 속에서 쌓아올린 역사를 헛되이 소비하는 그 일족을. 그들은 악이요, 경멸해야할 존재에 불과하다. 불타오르는 불꽃을 마음 속에서 억지로 식혀가면서 소년은 냉정하게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몇 개의 계절이 흘렀다. 과거 소년이었던 남자의 입에서 천박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 '''크핫''' 츠나야시로 가문의 비밀창고, 서고 가장 안 쪽에 감춰진 비석의 암호문을 해독한 남자는 확신한다. > '''이런...이런 일이 일어나도 되는 건가! 딱 내가 머릿속에 그렸던...아니, 그 이상이잖아!''' 역시, 우리 일족은 구제불능의 악당이고, 경멸하는 것도 아까운 존재였다. > '''『우리의 선조께서 범한 죄를 여기에 적노라』''' 이런 타이틀로 적힌 암호문을 모두 해석한 다음, 그는 그 석판을 자기 참백도로 힘껏 갈라버였다. > '''크하하하....크하하하하하! 그래......이게 소울 소사이어티의 츠나야시로 가문의 근본이군!''' 한바탕 웃은 남자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 '''설마 이따위 비석을 남겼을 줄이야. 본인들의 죄를 잊지 않기 위해서? 아니지, 다른 4가문을 협박하기 위한 무기로 남겨둔 거겠지. 아아, 아아! 예상대로야! 설마 여기까지 내 생각대로 세상이 돌아갈 줄이야!''' 본인의 상상대로 이 세상은 썩어있었고, 자신들은 상상 이상으로 구제불능이었다. 그 사실을 앞에 두고 소년 시절부터 한 감정을 품고있던 남자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리고 세상에 감사했다. [[소울 소사이어티]] 백만년의 역사에 감사했다. 왜소한 악을 그 피에 새겨온 츠나야시로 가문에게도 감사했다. 잘도 이 만큼이나 기만에 가득 찬 세계를 만들어냈구나, 서고 천장을 크게 올려다 보면서 모든 것들에게 감사와 자비가 넘치는 미소를 띄운 그는 입을 뗐다. > '''실로 엄청나구나! 아아 정말 감사해! 까마득한 선조의 죄에 감사한다! 숨겨왔기 때문에 백만년동안 씻기지 않은 위대한 악의에 기쁨을 바치리라!''' 그렇게 한바탕 웃은 다음, 남자는 마음 먹었다. 세상이 악랄하다면, 이 몸도 악랄해야 하지 않은가. 그저 경멸당할 존재였던 츠나야시로 가문은 이제 끝이다. 깔보고 경멸하는 정도의 악의는 아무 의미도 없지 않은가. 모조리 거짓이었다. 내가 이 거짓에 끼지 않을까 보냐 . 아아, 마음 속으로 바라던 대로 정욕을 노래하리라. [[퀸시(블리치)|퀸시]]에게 멸망할 것인가, [[호로(블리치)|호로]]에게 유린 당할 것인가, 아니면 야심가들의 손에 의해 자멸할 것인가. [[소울 소사이어티]] 최후의 날이 온다면 나는 그 날이 올 때까지 악을 이룰 것을 맹세하리라. 필요악이 아니라 전혀 필요없는 악으로서 이 세상을 비웃어 주리라! 이 얼마나 경사스런 날인가! 나의 악의가 정당하단 걸 [[소울 소사이어티]]의 역사가 증명해주지 않느냐! 그렇게 마음 먹은 남자는 웃음을 사악한 표정으로 바꾸더니 숨겨진 서고를 나왔다. 이 날 일어난 사건은 남자에게 소소한 목적을 주었다. 딱 그 정도의 일이었다. 그는 그걸 다시 재확인했을 뿐이었다. 그것이 본성인지는 모르지만 그의 안에 있는 욕망, 악의, 기학심[* 남을 학대하는 것을 즐김] 이 모든 게 본인 안에서 허용되었다. 그는 어떤 계기나 비극으로 인해 악으로 물든 것이 아니었다. 순수한 본인의 의지로 타인을 학대하고 교만방자하게 행하게 되었다. 봉인된 [[소울 소사이어티]]의 과거를 보았다고 해서 그가 바뀐 것이 아니었다. [[츠나야시로 토키나다]]라는 남자의 본질은 무엇 하나 감춰지지 않았다. 본질은 바뀌지 않은 채, 그저 『선택지』를 바꿨을 뿐이었다. 그가 만약 돌판을 보지 못했더라면, 그는 악랄하고 방만한 비행을 끝을 달리는 고위 귀족으로 인생을 마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목적을 가지게 되었다. 자신의 욕망을 최대한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을. 자신의 악의를 해방시키기 위한 놀이터를. 때문에 이 날을 기점으로 세상에는 하나의 변화가 일어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은 방대하면서도 천박한 악의가 지향성을 갖게 된 변화. 그리고 다시 시간은 흘렀다. '''현세, 카라쿠라 마을''' 모든 것이 혼란의 늪에 묶여 버리기에는 짧고, 모든 것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버렸을 쯤. 한 사신이 그 악의의 중심에 그 몸을 던졌다. 귀족과는 거리가 먼 [[루콘가]] 출신의 사신. 하자민 우직하게 수련을 하여 수 많은 아수라장을 지나 [[호정 13대]] 중에서도 요직인 9번대 부대장이 된 남자가 [[소울 소사이어티]] 백만년의 질긴 인과에 발을 대딛으려 하고 있었다. 삼계 모두가 휘말릴 정도의 장대한 음모에 휘말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사신은 눈 앞에 나타난 역사의 유물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 '''...진짭니까 우라하라씨? 이게 그 전설의 『가름나의 황홀』사건 때의...?''' > '''네네, 괜찮죠? 그쪽이 흥미를 갖고 있다고 사도씨가 말씀하신게 기억나서요, 저도 최대한 손을 써봤습니다''' > '''근데 정말 손에 넣으실 줄이야......진품일까요?''' 얼굴에 큰 흉터가 있는 남자가 하얀색과 벽돌색이 섞인 일렉기타를 들고 말했다. 그와 대화를 하고 있는 모자 쓴 남자는 손에 든 지팡이 끝으로 기타를 가리키면서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 '''레플리카의 레플리카를 레플리카로 만든 건데, 이게 오히려 한바퀴 돌아서 독특한 느낌을 살리는 거죠. 즉, 완벽한 정품의 복제품임다''' > '''결론은 레플리카라는거 아닙니까 그거?''' > '''그건 아마추어 같은 생각이죠!''' > '''예?''' 혼란스러워하는 남자에게 모자를 쓴 남자는 진지한 눈빛으로 무게를 잡으며 말을 이어갔다. > '''그만큼 많은 장인이 원형을 바탕으로 튠업시켜왔단 겁니다. 몇 사람의 혼을 담아낸 거울 같이. 모방을 넘어선 모방, 때로는 오리지널을 초월하는 진짜를 탄생시키기도 한다는 거죠. 전설이 사람의 손을 거쳐 도착한 약속의 땅...같은 분위기가 스며나오죠?''' > '''그, 그렇군요......''' > '''보세요, 그 때 그 전설로부터 30년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새 것처럼 반짝이는 이 광택! 뒷판에 새겨진 전설을 증명하는 이 흔적들을! 마치 어제 생긴 것 같이 생생함이 느껴지죠! 오리지널은 이렇게는 안되거든요! 지금 막 만들어냈기에 경험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적이 지금 여기에 있는 겁니다!''' > '''말씀을 들어보니 그런 거 같은......''' 다시 기타를 뜯어보는 남자에게 모자를 쓴 남자는 이때다 싶어서 영업멘트를 마구 쏟아냈다. > '''어떤가요? 지금이라면 제가 딱 원가만 받는 셈치고 월급 3개월치로 해드릴 수 있어요''' > '''비싼데요!?''' > '''그럼요 제 핸드메이드인데. 그 정도 값은 하는 기능들이 있지요. 사실 이 기타 참백도의 칼집으로도 쓸 수 있어요''' > '''엄청 실용적이네요 이거? 아......그래도.......''' 이 남자의 이름은 [[히사기 슈헤이]]. 9번대 부대장이며 『정령정통신』의 편집장이다. [[사신(블리치)|사신]]이기도 하며 저널리스트이기도 한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하나의 확실한 '''결말''', 그리고 불길한 기운 한 가운데로 다가가고 있었지만, 본인은 아직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결의에 찬 눈으로 말했다. > ''' 할부......가능한가요?''' 그런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를 멀리서 보고있던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남녀가 질렸다기 보단 불쌍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 '''야, 쟤 또 사기당한다''' > '''VIP네...''' '''카라쿠라 마을, 미츠미야''' 요 몇 년 간 [[소울 소사이어티]]에게 굉장히 중요한 곳이 된 [[카라쿠라 마을]]. 예전부터 중영지라는 건 알려져 있었지만, [[아이젠 소스케]]도 예전부터 눈독들이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동네에서 일어난 바탕으로 [[시바 잇신]]이 한 [[쿠로사키 마사키|인간 여자]]를 만나서 결국 [[소울 소사이어티]]의 역사를 바꾸는 [[쿠로사키 이치고|아이]]를 낳게 되지만, [[카라쿠라 마을]]은 그 이전부터 [[호로(블리치)]]가 자주 출몰해서 주요 경계지역이었다. 그것과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 동네에는 다른 동네에는 없는 특이한 가게가 하나 있다. 의문의 구멍가게, [[우라하라 상점]]이었다. 대체 언제부터 이 가게가 있었는지 정확히 알고있는 사람도 없고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으며 그저 마을의 풍경처럼 위화감 없이 녹아들어 있었다. 주로 가게를 보는 건 [[츠카비시 텟사이|덩치가 산만한 한 남자]]와 [[츠무기야 우루루|가족으로 보이는]] [[하나카리 진타|아이들]]이고, 가끔 모자를 푹 눌러쓴 미스테리한 남자가 얼굴을 비추곤 한다. 인기있는 과자부터 아는 사람만 아는 마이너한 장난감 부록 과자, 아니면 정말 있는 브랜드인지 의심스러운 물건들까지 이것저것 진열해놓은 이 구멍가게는 구멍가게 매니아 중에서도 아는 사람만 아는 숨은 명소같은 곳이었지만, 일반적으로는 [[카라쿠라 마을]] 사람들에게는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한 낡은 가게』'''로 인식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주 일부, [[호로(블리치)|호로]]나 [[사신(블리치)|사신]]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가게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곳은 위험한 영적 트러블이 생겼을 때 달려오는 도피성 같은 곳이자 평온한 일상에 적응한 정신을 다시 각성시켜주는 출발지 같은 곳이었다. 가게를 통해서 중영지에서 발생하는 영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카라쿠라 마을]]의 숨은 공신. 과거 [[소울 소사이어티]] 12번대 대장이자 근처 주민들에겐 그저 모자가 잘 어울리는 기묘한 구멍가게 점장. 그러나 그 실력을 아는 사람은 누구나 그를 이렇게 기억한다. [[정령정]] [[호정 13대|기술개발국]] 창설자이자 초대 국장 [[우라하라 키스케]] > '''뭐, 우라하라씨에 대한 소개는 이런 느낌으로 하려고 합니다''' > '''이야~히사기씨......그런 진지한 얼굴로 끝까지 읽어내는군요......''' 준비한 원고를 일부러 끝까지 낭독한 [[히사기 슈헤이]]에게 모자를 푹 눌러쓴 [[우라하라 키스케]]가 부채를 입에 갖다대면서 말했다. > '''네? 뭔가 잘못됐나요?''' > '''아뇨, 안된다고 하긴 뭐한데, 이거 굳이 말하자면 현세 사람들한테 소개하는 느낌 같지 않아요? 저 쪽 사람들은 카라쿠라 마을에 그렇게까지 관심있진 않은 거 같은데''' > '''아......언래 카라쿠라 마을에 대해서 다시 설명을 하려고 했었는데요, 우라하라씨가 소울 소사이어티에 있었던 과거 이야기를 어디까지 해도 되는지를 몰라서......''' [[히사기 슈헤이|]]는 죄송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히사기 슈헤이|히사기]]에게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는 몇 번이나 [[소울 소사이어티]]를 위기에서 구해낸 존재이자 [[호정 13대]] 대선배였기 때문에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존재였다. 백년 전의 사건도 부대장 입장에서 조사해봤으나 억울하게 [[소울 소사이어티]]에서 추방당한 몸이었기에. > '''아니아니, 왠지 엄청 신경쓰이게 만든 거 같아서 미안하네요''' > '''조금 문장이 길어서 잡지에 실을 때는 조금 컷하려고 생각 중 입니다''' > '''뭐, 그건 그거대로 좋아요. 아, 근데 『의문의 구멍가게』라는 부분은 재밌으니까 놔둬주세요. 『미스테리 마켓』이라고 같이 달아주시고. 그리고 제 이야기는 『미스테리한』이 아니라 『수상쩍은 남자』가 좋을 거 같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는 다시 원고를 보면서 [[히사기 슈헤이|히사기]]에게 말했다. > '''......『시바 잇신이 한 인간 여자를 만나서』라는 부분 말인데요, 여기도 좀 신경을 쓴 모양이군요''' > '''......네, 아무래도 그것도 어디까지 건드려도 되는지 몰라서. 뭐, 우라하라씨랑 직접 관계되는 부분은 아니니까 잘라도 상관없긴 합니다''' [[쿠로사키 이치고]]의 아버지인 [[시바 잇신]]. 취재 도중 아내 [[쿠로사키 마사키]]가 [[퀸시(블리치)|퀸시]]였다는 것을 알게 된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그걸 함부로 올려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이런 표현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쿠로사키 이치고|이치고]] 본인은 신경쓰지 않을 지 모르겠지만, [[쿠로사키 이치고]]를 제삼자로 생각하고 있는 일부 귀족들이 알게 되면 이걸 핑계삼아 시비를 걸어올 가능성도 있었다. 전쟁은 끝났지만 『[[퀸시(블리치)|퀸시]]』라는 존재는 사신들 사이에선 적으로 통하는 상태였다. [[유하바하]]와의 결전에서 [[쿠로사키 이치고|이치고]]에게 협력한 이시다 부자처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일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직 '''『[[쿠로사키 이치고]]의 [[쿠로사키 마사키|모친]]이 [[퀸시(블리치)|퀸시]]였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는 건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뭐, 그건 그렇고, 오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녹영충을 이용한 취재용 카메라를 꺼낸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다시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에게 고개를 숙였다.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는 [[히사기 슈헤이|히사기]]에게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는 부채를 탁하고 접더니 품 속에서 종이뭉치를 꺼내 [[히사기 슈헤이|히사기]]에게 건냈다. > '''에이 알고 있다니까요, 히사기씨가 듣고 싶은 대답은 여기에 딱 정리해놨거든요''' > '''예!? 굳이 그렇게까지......''' 머뭇거리면서도 종이뭉치를 받아든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첫 번째 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 '''『우라하라 상점 시그니쳐 스낵 '또롱또롱또롱군' 제작 비법! 우선 대량의 설탕과 소금을 똑같이 준비하고, 적정량을 벌꿀에 섞는다. 중요 포인트! 대량의 식물성 기름과 버터를 넣으면 풍미가 바뀐다! 눈에서 눈물이 또롱또롱또롱!』......''' > '''우와, 설마 그걸 소리내면서 읽을 줄이야......'''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 부채 끝을 입 가에 갖다대면서 쓱 몸을 비켰다.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간신히 종이에 적힌 내용을 넘기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거 그냥 과자 레시피잖아요! 그것도 엄청나게 몸에 안 좋을 거 같고!''' > '''네, 건강이랑 맛 문제가 있어서 저희 가게에서는 좀처럼 선보일 수 없는 비장의 카드죠!''' > '''끝까지 그냥 선보이지 마세요!'''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말했지만, 레시피는 그대로 자기 도구 주머니 속에 넣었다. > '''뭐, 취재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까 일단 받아두겠습니다''' > '''아, 정말요? 드리는 건 드리는 건데 맛은 본인이 안보는 편이 좋을껄요? 히라코씨라면 맛이 어떻든 간에 투덜대면서 말해줄테니까 그 편을 추천합니다''' > '''제발요 쫌, 히라코 대장님한테 깨지는 건 결국 저 잖아요......'''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그렇게 말하면서 여기 오기 전에도 [[히라코 신지]]랑 비슷한 대화를 한 걸 떠올렸다. > '''아따, 키스케헌티 가는 거믄 히요리도 만나는 거 아녀? 거 만나면 내 몫까지 놀려주더라고''' > '''그러고보니, 사루가키씨는 이 주변에 살고 있나요?''' > '''히요리씨요? 요즘에는 근처 만물상점에서 알바를 하는 모양이던데요. 동네를 돌아다니면 영락은 보일꺼에요''' >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라고 말은 했으나 [[히라코 신지|히라코]]에게 '''『내 몫까지 놀려주더라고』'''라는 말을 들었던게 전부인지라 특별히 시간을 내서 만나러 갈 이유는 없었다. 아니 잠깐, 우리가 모르는 시점에 대해 취재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렇게 생각을 한 [[히사기 슈헤이|히사기]]에게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는 다시 부채를 펴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 '''그런데 진지하게 말인데요, 이제와서 다시 전쟁에 대해서 해줄 말은 없어요''' > '''무슨 말씀이세요. 우라하라씨가 만든 호로 영자가 함유된 환약 덕분에 만해를 빼앗기지도 않았고, 저희가 영왕궁에 간 것도 우라하라씨 덕분이잖아요''' > '''네네, 그러니까 그 이상 드릴 말씀은 없어요. 저는 그냥 할 수 있을 때에 우연히 맞아 떨어지는 방책을 내놨을 뿐이다. 이게 다에요. 오히려 그 방책을 쓸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준 여러분에게 고마워해야죠'''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는 부채를 팔랑팔랑 부치면서 말했지만,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알고 있었다. 『우연히 맞아 떨어지는 방책』을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라는 남자는 수천 수만개나 가지고 있다. 혹은 그 상황에 맞춰서 무수히 많은 묘수를 생각해낼 수 있거나. 그렇게 하려면 대체 얼만큼의 지혜와 지식, 그리고 기술과 경험이 필요한 걸까. [[히사기 슈헤이|히사기]]가 아니더라도 [[우라하라 키스케]]라는 수수께끼 남자의 진수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마음 속에 품고 변화무쌍한 수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인가 같은 비밀을 알고싶어 하는 사람은 많았다. 그렇지만 본인에게 물어봐도 대부분은 뺀질거리면서 빠져나가고, 그의 과거를 알고 있는 [[시호인 요루이치]]나 [[쿠로츠치 마유리]]에게 이야기를 듣는 건 더 어려운 방법이지만. 역시 왠지 얼버무릴것 같은 느낌도 드는군. [[우라하라 키스케]]에게 인터뷰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히라코 신지]]도 『그 자슥, 절대로 똑바루 취재에 대답한 타입 아니잖어』라고 말했지만, 실제 그의 행동이나 태도를 보자니 『얼버무릴 생각 100%』같은 아우라가 느껴졌다. 그건 언뜻 봐선 부드러운 태도처럼 보이지만, 『멍청하게 이 영역에 발을 들이지 마』같은 경고와도 같은 분위기도 느껴졌다. 그러나 여기서 그냥 물러나 버리면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힘의 일부를 봉인해 가면서까지 현세로 온 의미가 없다.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작게 호흡을 가다듬고, 진지한 눈으로 입을 열었다. > '''우라하라씨. 아니......우라하라 전 기술개발국장님. 오늘 당신의 과거를 파헤치러 왔습니다''' > '''.........''' 그 말을 듣자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렇지만 표정이 바뀌었다던지 하는 변화는 보이지 않았고, 잠깐 있다가 히죽 웃으면서 어깨를 움츠렸다. > '''그렇게 갑자기 무서운 얼굴 하지마세요 히사기끼. 창문 밖에서 훔쳐보는 진타가 울면 어쩌려고 그래요? 또 밤에 오줌싼다구요''' 그러자 곧바로 장문이 무서운 기세로 열리면서 중학생 정도 되보이는 눈매가 매서운 소년이 화를 내며 소리질렀다. > '''울지도 않고 오줌도 안싼다고 멍청한 점장아! 때려눕혀줄까''' 빨간 머리를 뒤로 넘긴 날카로운 얼굴의 소년, [[하나카리 진타]]는 그대로 방으로 뛰어들어오려고 했지만, 목덜미에 꽉하고 두꺼운 팔이 들어가더니 공중에서 발버둥치도록 목을 끌어당겼다. > '''으아아아아 텟사이 너!''' > '''흠, 난폭한 말버릇은 안됩니다, 진타 도련님. 그것도 손님들 앞에서'''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버둥거리는 진타를 누르고 있던 건 덩치가 산만하고 안경을 쓴 남자였다. 뒤이어, [[츠카비시 텟사이|텟사이]]라고 불린 남자 등 뒤로 중학생 정도 되는 소녀가 빼꼼 얼굴을 내밀고는 붙잡혀 있던 [[하나카리 진타|진타]]의 발을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 '''우햐햐햐햐....우루루 너 이 자식 발을....쳐죽일꺼햐햐햐!?''' 여러모로 고통을 당하는 진타의 발을 자기 머리카락을 무기삼아 간지럽히는 [[츠무기야 우루루|우루루]]라는 소녀. [[츠무기야 우루루|우루루]]는 계속 간지럽히면서 [[히사기 슈헤이|히사기]]쪽을 보고 꾸벅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 '''죄송합니다. 진타가 키는 컸는데 머리가 나빠서요.....''' > '''아....아니, 신경쓰지마''' 우루루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고는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를 쳐다보았다. > '''키스케씨, 시장 다녀올께''' > '''네네, 부탁할게요. 오늘 들어오는건 슈퍼볼 500킬로니까 짐꾼으로 진타도 같이 데려가세요''' 상쾌하게 웃는 얼굴로 말하는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에게 [[하나카리 진타|진타]]는 항의하면서 말했다. > '''으으......뭐냐고 그건! 500킬로라니 말도 안되잖하하하하하!?''' 그러나 [[츠카비시 텟사이|텟사이]]에게 목을 졸리면서 [[츠무기야 우루루|우루루]]에게 발을 간지럽혀진 채 실려가는 [[하나카리 진타|진타]]는 제대로 말도 못한 채 가게 밖으로 끌려갔다. > '''말도 안되는 거 같으면 그만큼 열심히 일해주세요! 화이팅입니다-''' 이런 소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사람들을 내보내는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를 보면서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크게 한 숨을 쉬었다. > '''뭐랄까, 저 녀석들도 변했달까, 변하지 않았달까......제가 처음 봤을 때는 진타는 여자애를 괴롭히는 것처럼 보였는데''' > '''뭐 성장기였기도 하고, 원래 우루루가 세 살이나 많기도 하구요. 옛날에 『바퀴벌레 같은 머리카락』이라고 놀림받았던 탓인지 머리카락으로 간지럽히는게 복수 같은 걸까요?''' > '''저한테 물어보셔도...''' [[히사기 슈헤이| 히사기]]는 이야기를 피하려는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의 말을 들으면서 그 장단에 맞추기로 했다. > '''사신이건 인간이건 아이들의 마음은 잘 모르겠어서 말이죠''' 그리고 그 흐름대로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의 대답을 이끌어내려고 했다. > '''두 사람의 영락은......그 어느 쪽도 아닌 것 같습니다만''' > '''......유도심문치고는 좀 노골적이네요. 토센씨의 취재방침에 익숙해지면 그런 허를 찌르는 질문을 할 때 괴롭지 않나요?''' 결과적으로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재빠른 공격으로 아픈 곳을 찔렸다. 확실히, 전 편집장이었던 [[토센 카나메|토센]]이었다면 돌려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묻거나 아니면 전혀 파헤치지 않았을 것이다.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도 신경은 쓰이지만 정말로 아이들의 정체를 알고 싶은 것도 아니고 별로 말하고 싶어하지 않아 하는 분위기를 느꼈다. 그렇지만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히사기 슈헤이|히사기]] 나름대로의 계산이 있었다. 처음 말하기 꺼리는 듯한 이야기는 놔두고, 대신 이야기하기 쉬운 주제를 꺼낼 생각이었다. 상대방에 따라서 첫 단계에서부터 화를 내버리고 취재를 거부할 수 있는 배수진을 치는 작전이었으나 몇 번의 대화를 통해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일반적인 대화로는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에게 정보를 빼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진심은 아니었지만 마음을 단단히 먹고 기자로서 각오를 다진 [[히사기 슈헤이|히사기]]에게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는 전부 궤뚫어보고 있다는 듯이, > '''그래서? 히사기씨는 그 두 사람을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그렇게 나왔다 이거로군...오히려 이 쪽을 떠보는 듯한 말투에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곤혹스러운 듯 대답했다. > '''의혼환......아닌가요?''' > '''뭐, 의혼환 속에 있는 가짜 혼백은 기본적으로 성장하지 않으니까요. 사용자의 상황이나 명령에 대해서 조금 「학습」은 합니다만, 일단 한계는 있구요''' > ''' ......기본적이라면, 예외도 있다는 거네요''' [[히사기 슈헤이|히사기]]]는 그 순간, [[소울 소사이어티]]에 출몰한 사자 인형을 떠올리며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 '''예를 들면, 개조혼백이라던가''' > '''어이쿠야, 의외로 날카롭네요 히사기씨......뭐 정답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 '''아니 그러면......쿠로츠치 대장님의 네무씨 같은 존재라고 밖에는......''' 그러자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는 부채를 [[히사기 슈헤이|히사기]]의 입 앞에서 펼치며 말을 막았다. > '''어허, 그런 걸 말하면 쿠로츠치씨가 실험체로 잡아갈 수도 있어요? ......내용물은 네무하고 많이 다릅니다. 그걸 저 쪽도 알고 있으니까 쿠로츠치씨는 네무의 성장을 보고 '나는 우라하라 키스케를 뛰어 넘었다'라고 춤까지 추면서 제가 열받은 얼굴을 상상하지 않았을까요?'''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는 소리를 내면서 부채를 접고 고개를 저었다. > '''뭐,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요''' > '''왜요?''' [[히사기 슈헤이|히사기]]의 질문에 [[우라하라 키스케|우라하라]]는 장난끼 가득한 어린아이 같은 웃음을 지으며 진담인지 농담인지 모를 말을 했다. > '''쿠로츠치씨 앞에서는 진심으로 열받은 적이 없으니까요♪''' 제6장 끝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